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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편지] 총기와 민주주의

얼마전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조지아주 고등학교에서도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또다시 미국에서는 총기소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일반인 총기 보유 비율로 미국을 따라가는 나라가 없다. 일반인 100명당 120개 이상의 총기가 나돌고 있다. 사람 수보다 총기가 많은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캐나다는 일반인 100명당 35개, 프랑스는 20개의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   그와 비례해 일반인 총기 사망률도 선진국 중에서 미국을 따라가는 나라가 없다. 캐나다보다 8배가 높고, 영국의 340배가 된다. 2021년 통계에 의하면 총기로 사망한 사람 수가 35개 주에서 교통 사고로 죽은 사람 수를 능가할 정도다.   총기법 강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왜 미국은 총기 규제를 못 하고 있는 것일까. 공화당이 총기 소유권을 지지하고 있고,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큰 전미총기협회(NRA)가 규제 반대 로비를 계속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 특유의 역사적·사상적 배경에 있다. 총을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권리는 바로 미국의 근간이 된 헌법에 명시돼있다. 특히 1791년에 쓰인 수정헌법 제2조는 자유 국가의 안보를 위해 “국민이 무기를 보유하고 소지할 권리는 침해되어선 안 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는 물론 개척시대 사고방식(frontier mentality)의 산물로 21세기 미국의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하는 서부영화가 말해주듯 미국의 민주주의는 내 목숨은 내가 지킨다고 하는 개인주의, 다시 말해 공동체 도덕이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환경에서 성장한 것이다. 총기를 불법화하면 오직 불법자들만이 총기를 소유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생각할 때 유교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도덕질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민주주의 총기 총기소지 논란 일반인 총기 총기 소유권

2024-02-28

시위대 2명 숨졌는데… 총 쏜 10대에 무죄 평결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10대 청소년이 무죄로 풀려났다.    19일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배심원단은 2건의 살인과 1건의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카일 리튼하우스(18)에게 모든 혐의에 대한 무죄 평결을 내렸다.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건을 계기로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과격 시위가 벌어지자 백인 자경단원들과 함께 순찰하던 중 시위 참가자 2명을 총격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했다.   당시 만 17세에 불과했던 10대 청소년이 저지른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총기 소유 권리와 자경단의 역할, 정당방위의 정의를 둘러싼 거센 논쟁에 불을 붙였다.   전국의 시선이 집중된 리튼하우스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26시간의 숙의를 거쳐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라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평결이 내려진 직후 리튼하우스는 눈물을 쏟았다.   그는 지난 11일 공판에서도 울면서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저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자신을 때리거나 소총을 빼앗으려고 하는 등 먼저 공격한 시위자들을 어쩔 수 없이 쐈다는 게 리튼하우스의 주장이다.   변호인도 리튼하우스가 먼저 공격당한 사실을 거듭 강조하면서 "생명에 대한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방어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공공의식이 강한 10대 청소년"이라며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리튼하우스를 폭력적인 충돌을 유발한 "난폭한 자경단원"으로 묘사하면서 총격 사건 뒤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리튼하우스는 탄두를 금속으로 코팅해 목표물을 관통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풀 메탈 재킷' 탄환 30발과 AR-15 스타일의 반자동소총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결 결과에 반발한 일부 시민들은 법정 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반발했고, 한 여성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재판 과정에서 미국 사회는 두 편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섰다.   총기 소유권을 옹호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리튼하우스를 영웅시하며 정당방위가 맞다고 주장한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그를 '통제불능의 미국 총기 문화'를 상징하는 어린 자경단원이라고 비판했다.     시위대 무죄 무죄 평결 총기 소유권 평결 결과

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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